
스페인 최고 행정 법원이 피에스타 나시오날(국경일) 휴일과 관련해 충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따르면, 이른바 ‘손자법(Law of Grandchildren)’에 따라 귀화한 163,020명의 시민들은 11월 29일 총선에서 투표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정부의 항소를 기각하며, 해외 선거인 명부(CERA)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개인의 선거권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2022년 기억법(Memory Law)을 통해 국적을 취득한 스페인 망명자 후손들의 법적 불확실성을 장기화시켰다. 이들 중 다수는 라틴아메리카에 거주하며 이미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영사관 방문 일정을 잡은 상태였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이번 불확실성이 인력 배치 계획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최근 스페인 여권을 취득한 직원들은 투표를 위한 방문 시 비자가 필요하거나, EU 자유 이동에 의존했던 파견 일정이 연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해당 그룹에 5영업일 내에 개별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주고, 이를 관보(BOE)와 영사관에 긴급 공표할 것을 명령했다. 투표일까지 6주 남짓한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실질적인 구제책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무부는 2027년 1월 1일 이전에 CERA를 재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했으나, 법원은 행정 당국이 아예 작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거권 문제를 넘어 이번 판결은 대규모 귀화 프로그램에 대한 엄격한 입장을 시사한다. 이민 변호사들은 디지털 노마드 및 인재 비자 신청자들에게도 정치적 신원 검증 강화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직원 가족의 국적 상태를 확인하고, 추가 서류 제출 요구에 대비해 관보 공지를 주시해야 한다. 정부는 헌법 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으나, 전문가들은 유리한 판결이 나오더라도 선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분간 이중 국적 직원이 있는 기업들은 연말까지 비EU 이동 절차에 의존하는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출처: El Paí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