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오랜 이민 논쟁이 이번 주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이 《르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합법 이민에 대해 3년간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5월 25일 브뤼셀 시그널이 보도한 후속 인터뷰에서 다르마냉 장관은 프랑스가 “통합과 동화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연간 이민 쿼터를 법적으로 구속력 있게 도입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을 촉구했다. 그의 제안은 2024년 정부의 이민법보다 훨씬 강경한 것으로, 당시 법은 언어 및 시민교육 요건을 강화했지만 인재 부족 분야 근로자와 기업가에겐 문을 열어두었다. 다르마냉 장관은 비자 및 거주 허가 발급을 출신국이 체류 기간을 초과하거나 추방된 자국민을 재수용하는 조건으로 삼고, 장기 체류 허가에 부여되는 가족 재결합 권한도 제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한 외국인 구금자에 대한 신속한 본국 송환도 검토하고 있다. 엘리제궁은 아직 이 아이디어를 공식 지지하지 않았으나, 이번 강경 입장은 2027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우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에서 이민 문제는 생활비와 치안과 함께 프랑스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세 가지 사안 중 하나로 꾸준히 꼽히고 있다.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과 조던 바르델라는 오랫동안 모라토리엄과 이민 관련 국민투표를 요구해왔기에, 다르마냉 장관의 움직임은 집권 세력을 야당의 입장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는 셈이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합법 이민의 일시 중단이 채용 계획, 사내 인력 이동, 신입 연수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IT, 엔지니어링, 환대 산업 등 비EU 인재에 의존하는 분야는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다국적 기업들은 원격 근무, 단기 서비스 계약, 인접 EU 국가 파견 등 대체 인력 운용 방안을 마련하고, 의회 논의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헌법 개정은 국회(하원+상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또는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적으로는 가족 재결합이나 인재 비자 카테고리 축소 여부, 영사관의 서류 심사 강화 동향도 주시해야 한다. 모라토리엄이 현실화할 경우 2026~2027년 예정된 인력 이동 신청을 조기에 진행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Brussels Signal